Real vs. Fake

선덕여왕을 보고 있으면 뭐가 현실이고 뭐가 가짜인지 구분이 안 간다. 가끔 내가 신라시대를 살고 있나 착각이 들기도 한다. 마치 캄캄한 극장 안에서 두 시간 영화를 보고 밖에 나오면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처럼 드라마도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다. 지금껏 중독되다시피 본 드라마, 프로그램들 모두 그랬다. 내 “장래 희망”이 바뀌기도 하고 망상에 젖기도 하고 심지어 내 생활 태도를 완전히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만큼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비현실적이라는 데에 있다.
이토록 강력한 드라마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더 강한 자극을 주는 것이 제일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 현실적이면서 더 자극을 주는 것을 찾아야겠다. 항상 열심히 사는 한 후배는 자기의 일상사를 신경쓰기에도 충분히 바쁘다고 하니 정말 반성할 노릇이다.

얼마 전부터,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갖자 해서 기아에 관한 책(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을 빌렸다.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으며, 비타민 A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 꼴이다. 2005년 기준 세계 인구의 7분의 1인 8억 5,000만 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 아프리카에는 전인구의 36%가 굶주림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있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charity: water이라는 단체에서는 돈을 모아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에 우물을 파주는 일을 하고 있다.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구하기 어려운 가난한 나라들의 실상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Unsafe water and lack of basic sanitation cause 80% of all sickness and disease, and kill more people every year than all forms of violence, including war.

이것은 현실이다. 드라마가 아니다. 내가 하찮게 여기는 음식 조각들을 구하지 못해 끊임 없이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데 드라마 만큼 자극적이진 않다. 이런 비극이 내 머리를 더 복잡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정말 저들의 땅처럼 내 머리며 가슴이며 다 메마른 것 같다.

Real vs. F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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