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에 대한 단상

내가 처음으로 열광했던 게임은 Dune II, 그 후로 즐겨한 게임들은 삼국지 시리즈와 영걸전, 그리고 포트리스.

주위에서 많이 했지만 나는 별로 하기 싫어했던 게임은 페르시아의 왕자, 스타크래프트, 그리고 스페셔 포스 등의 총 쏘는 게임.

어떤 게임을 좋아하고 싫어하는가는 내 성격을 잘 반영해주는 듯하다. 요즘 스타크래프트 2 베타가 나오면서, 스타크래프트에 관한 이야기를 짧게 써보려고 한다.

스타크래프트를 싫어했던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한 가지는 이 게임을 하면 급우울해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조금 하다가 그냥 꺼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단 구경하는 것은 좋아한다. 이것 말고 스타크래프트의 다음과 같은 특성들 때문에 싫어했다.

1. 서둘러서 전략을 짜내고 순발력 있게 행동해야 한다.

내가 좋아했던 대부분의 게임들은 턴 방식으로 진행 되고, 나의 턴이 되면 나는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다. 어떻게 하면 적을 완벽하게 이길 수 있을까 충분히 전략을 구상할 수 있고 느긋하게 게임을 할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턴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적을 분석할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없고 많은 때 직감의 의존해서 진행하므로 최고의 시나리오를 내가 직접 만들 수가 없다. 또한 나는 decision tree적인 사고 방식이 강해서 이를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하는 게임은 싫어한다.

2. 패배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할 수가 없다.

스타크래프트라든지 총 싸움 게임을 하다보면 어찌어찌하다 죽는 게 한 순간이다. 내가 패배하겠구나 하는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갖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 버린다. 갑자기 적이 게릴라 공격을 펼쳐서 본진이 초토화 되려고 할 때, 그리고 나는 어찌해야하는지 도무지 감도 안 잡히고 손을 쓸 수가 없을 때, 그 때 받는 충격이 좀 심하다.

3. 많은 패배를 통해 훈련해야 한다.

따라서 패배를 통해 실력을 연마해야하는 게임은 별로다. 훈련을 거쳐 전문가가 되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 대단할지 모르겠지만 아직 그 정도 레벨에 이를 정도로 훈련을 했던 게임이 없다.

4. 멀티 태스킹을 해야 한다.

멀티 태스킹을 하는 것도 피곤하다. 한 번에 하나씩 sequential한 접근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전투 중에 유닛 컨트롤 하랴 본진 신경 쓰랴 병사 더 뽑아내랴, 너무 힘들다.

이는 내 평소 성격을 잘 반영하는 것이다. 난 매사에 완벽주의이고, 실패를 두려워하며,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으면 시작을 하지 않으려 한다.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대부분 decision tree 방식이다. 나쁜 의미에서 말하는 것이다. 준희 말처럼 이런 게임도 할 필요가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스타크래프트가 내 부족한 점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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