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와 교회

서울시 관현악단이 내는 소리는 역시 좋더라. 그동안 오케스트라 연주를 직접 들은 것은 주로 학교 공연에서였다. 아마추어라 그런지 소리가 좀 깨끗하지 못하고 하나라는 느낌이 별로 없었는데 프로들은 역시 달랐다. 좋은 오케스트라의 조건은 무엇일까, 좋은 솔로 연주자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오케스트라는 개개인이 뛰어난 음악적 해석 능력을 가질 필요가 없다. 설사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지휘자의 지휘 앞에서 무시되어져야 한다. 교회에서 “기능을 발휘한다”는 말을 종종 쓰는데 그것은 내가 남보다 잘하는 나의 장기를 발휘한다는 것이 아니다. 오케스트라에서 발휘되어서 좋은 기능은 전적으로 팀 전체의 유익을 위한 것 뿐이다. 재능이 많은 사람은 교회생활이 더 어렵다. 왜냐하면 더 많이 제한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역량이 뛰어난 음악가가 오케스트라 내에서 얼마나 본인의 특기와 능력을 제한 시켜야 하는지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개인적인 능력이 완전히 무시되는 것은 아니다. 단원은 자신의 악기를 자유자제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맑은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박자감이 있어야한다. 음악적 감각도 어느 정도 있어야 지휘자의 요구에 맞게 연주를 수 있다. 교회 안에서 우리는 최소한의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내가 남보다 잘하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소리를 내고 짐이 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기능은 완벽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가 필요로 하는 지체의 기능은 남이 하기 어려운 것을 잘할 때 존경하고 칭찬해주는 개념이 아니다. 단원이 가지면 좋은 “기능”이란 전적으로 팀 전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악적 역량이 뛰어난 단원이 있다고 해보자. 세상에서는 이 단원에게 찬사를 보낼 것이고 오케스트라에 있기 아까운 인물이라 하겠지만 오케스트라에서는 이 단원의 역량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차라리 지휘자의 입장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바라본다고 생각해보자. 지휘자는 어떤 단원을 마음에 들어할 것인가.

오케스트라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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