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나는 인생

오늘 아침은 날씨가 선선해진 것 같아 자동차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출근을 했다. 연구원에 들어와 주차장으로 가고 있는데 이상한 냄새가 났다. ‘어디서 나는 거지?’ 하면서 킁킁 거리는데 밖에서 들어오는 것 같았다. ‘이게 무슨 냄새일까? 뭔가 좀 익숙한데..’ 하고 생각해보니, 이것은 바로 어제 지하철에서 맡았던 냄새였다!

어제 서울에서 대전으로 돌아와 지하철을 타고 센터에 가고 있었다. 지하철 자리에 앉아 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들어오시더니 내 옆에 앉으셨다. 악취가 났다. 캡모자를 눌러 쓰시고, 빨간색 조끼를 걸치고 계셨다. ‘노숙자인가?’ 생각하면서 훑어보았는데 왠지 노숙자 같아 보이진 않았다. 체크무늬 셔츠에 정장스러운 바지, 굳게 다문 표정, 그리고 무엇보다 왼쪽 손목에서 빛나는 금시계, 모든 것이 깔끔했고 노숙자의 느낌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악취는 무엇일까. 혹시, 쓰레기 청소부이신가?

오늘 아침 연구원에서 내가 맡은 그 냄새다. 아, 쓰레기차가 한 번 지나간 모양이구나.

어제 지하철에서 내 옆에 앉았던 할아버지. 나는 자리를 옮길까 몇번이나 고민했다. 하지만 그랬다가 혹시 할아버지가 상처받지 않으실까 걱정이 되었다. 안 그래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불쾌한 내색을 안 했을 리 없다. 아마 그런 상황에 이미 익숙해져 있으실지도 모른다. 몇 정거장이 지나자 자리에서 뒤척거리시더니 손에 잡고 계시던 파리바게뜨 봉투를 들고 나가셨다.

그 악취를 다시 맡으니, 문득 나도 우리 모두도 주님 앞에서 전부 악취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출근하기까지 약 세 명의 사람들을 판단했다. 악취가 난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제 읽은 말씀이 떠오른다.

스가랴 3:1-5 주님께서 나에게 보여 주시는데, 내가 보니, 여호수아 대제사장이 주님의 천사 앞에 서 있고, 그의 오른쪽에는 그를 고소하는 사탄이 서 있었다. … 그 때에 여호수아는 냄새 나는 더러운 옷을 입고 천사 앞에 서 있었다. 천사가 자기 앞에 서 있는 다른 천사들에게, 그 사람이 입고 있는 냄새 나는 더러운 옷을 벗기라고 이르고 나서, 여호수아에게 말하였다. “보아라, 내가 너의 죄를 없애 준다. 이제, 너에게 거룩한 예식에 입는 옷을 입힌다.” 그 때에 내가, 그의 머리에 깨끗한 관을 씌워 달라고 말하니, 천사들이 그의 머리에 깨끗한 관을 씌우며, 거룩한 예식에 입는 옷을 입혔다. 그 동안 주님의 천사가 줄곧 곁에 서 있었다.

악취나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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